3N세에 읽은 『자기만의 방』 + 편집자K 북클럽 교열단 후기
울프의 고전을 30대에 처음 읽고, 북클럽으로 만난 의식의 흐름
안녕하세요, 포니입니다.
그 유명한 버지니아 울프의 그 유명한 『자기만의 방』을 드디어 읽었습니다.
이 나이까지(?) 『자기만의 방』을 읽지 않은 여성, 바로 그 작자가 나라니. (그런 여성이 감히 책을 만들었다니)
솔직히 조금 부끄러운 세월이 길었습니다만, 드디어 이제는 그 부끄러움에서 해방을 외칩니다.
편집자K님의 북클럽 덕분에 말이지요.
너무 유명해서 당연히 읽었겠거니 싶은 책들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이 있지요. (다행히도 이건 읽었습니다!)
『자기만의 방』도 그 중 하나였어요. 이유 모를 진입장벽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네, 핑계입니다.
자, 이제는 어떤 출판사의 도서를 고를지 고민해야 할 차례지요.
편집자K님께서는 민음사에서 만든 디 에센셜 시리즈를 추천해주셨는데, 그 이유는 울프의 소설과 산문을 함께 담아놓은 구성 때문이라고 하셨습니다. (디 에센셜의 기획 테마라고 합니다)
저는 고심 끝에 예전부터 궁금했던 열린책들의 모노에디션을 골랐는데요.
심미적인 면에서 단연 눈에 띄는 심플한 북 디자인, 컴팩트한 판형 때문임은 물론,
결정적인 이유는 공경희님의 번역과 정희진님의 해설이 궁금했기 때문이었습니다. 특히, 저처럼 멍청한 이들에게는 해설자의 코멘트가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한답니다.

열린책들 모노 에디션을 추천드릴 수 있는 분이라면,
예민하지 않으신 분 - 쉽게 오염됩니다.
예민하지 않으신 분 - 내지가 삐뚤어진 채 제본된 장이 많더군요.
그럼에도 '예쁜 게 최고지' 하시는 분들은 감히 선택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몇 권 더 사서 콜렉션을 만들고 싶기는 해요.
부담 없는 가격 덕분에 가심비 책 쇼핑이 가능해지는 부분입니다.

8월 마지막 주 수요일 저녁 시간에 시작된 편집자K 북클럽.
다행히 이 책은 한 달 동안 충분히 읽을 만한 분량이었고, 지난 달과 달리 책을 완독하고 참여할 수 있어서 기대되었습니다.
편집자K 북클럽은 주로는 소설을 다룰 예정이며, 고전과 현대물을 번갈아가며 책을 선정하겠다고 하셨는데요. 『자기만의 방』은 언뜻 소설인 것 같지만 소설이 아닌 장르이기 때문에 예외로 선택된 특별한 책입니다.
독서모임이 주는 효용감이라면 바로 이처럼 읽었다고 착각하고 살았던, 혹은 책장에 사 놓고도 오랜 시간 손이 안갔던 책을 비로소 시작하게 되는 것이겠지요.
북클럽은 1시간 30분 정도 온라인으로 진행되었고, 편집자K님의 매끄러운 진행에 교열단(멤버십 회원 이름입니다)의 가치를 느꼈습니다.
오랜 시간 출판계의 삼성(?)에서 편집자로 일하신 만큼 책의 내용적인 포인트도 잘 짚어주시지만, 기획이나 사이드 스토리 같은 것들을 듣는 재미도 쏠쏠했습니다.
사실 그런 것들이 나의 세계를 공짜로 확장시켜주니까요.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편집자K님의 과장 없는 담담한 보이스와 말투였어요.
가벼운 건 당연히 싫지만, 과하게 무게 잡는다고 느껴지면 몸이 먼저 반응하거든요.
그런 점에서 편집자K님의 적당한 텐션과 밸런스가 굉장히 편안했습니다.
한 달 전, 오프라인 독서모임에 나가본 적이 있습니다.
그곳에 모인 사람들의 좋음과는 별개로, 다수의 목소리가 오가는 것에 은근한 피로감을 경험했어요.
그때 신뢰할 만한 한 명의 스피커(발제자)가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지요.
편집자K 북클럽은 그런 점에서 모든 요소가 거슬리지 않고 흘러가서 참 좋았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부담 없는 가격을 부디 유지해주십사 간곡히 요청드립니다. (오프라인 독서모임과의 10배 차이가...)
그럼, 덕분에 읽게 된 『자기만의 방』 100자 리뷰와 의식의 흐름 지도를 남기며 마치겠습니다.
누구에게나 '자기만의 방'이 필요하다. 그리고 나에게는 연간 500파운드를 현재 시세로 남겨줄 숙모가 필요하다.

from 포니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