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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S.] 돌아오지 않기를
- URL: https://ponypostal.ghost.io/ps-01/
- Published: 2026-08-19T08:00:00.000Z
- Updated: 2026-09-04T12:05:22.000Z
- Description: 초보 편집자가 만든 첫 책이 서점에 나갔습니다. 부디 돌아오지 않기를 — 포니포스트의 첫 P.S.
- Author: ponypostal
- Tags: P.S.

*포니포스트의 첫 P.S., 도밍고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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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포니입니다.

요즘 저는 이메일을 자주 씁니다.  
책 한 권을 서점에 들여보내달라 청하는 편지들입니다.  
현재 시간을 기준으로, 최근 30일간 83건의 메일을 썼습니다.  
서점마다 한 땀 한 땀 맞춤형 수제 메일을 쓰고 싶지만,  
최소한의 예의와 애정을 갖추어 작성한 메일을 한 분 한 분께 보내고 있습니다.

작년 11월, 친구가 자신의 글을 책으로 만들겠다며 제게 함께 해달라고 했습니다. 편집자라는 역할로요.  
저는 책을 만들어본 사람도 아니고, 다독가는 더욱이 아니었습니다만,  
언젠가 저의 출판사를 차려 책을 만들고 싶다는 이유 모를 소망을 꽤 오랜 시간 품고 있었습니다.  
갑작스러운 제안에 흔쾌히 응한 것은 마치 이미 선택되어 있는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올 것이 왔구나' 하는 그런 마음이요.  
  
편집을 하며 저는 한 가지는 반드시 지키기로 했어요.  
저자의 목소리를 다치게 하지 않는 것.  
그러면서도 편집자로서 일부 주장은 반드시 지켜내야 했지요.  
목소리를 크게 내고 있는 제게 놀란 적도 있습니다.  
특히 제목과 표지만큼은 물러설 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힘겹게 파란 서핑보드의 그레인(grain)이 잔뜩 들어간 책이 되었습니다.  
<도밍고>라는 제목으로요.  
제목 이야기는 다음에 풀어놓겠습니다.

6월, 드디어 인쇄소에서 책이 태어났습니다.  
기뻤느냐고 묻는다면, 실은 부담이 앞섰다고 답하겠습니다.  
한정된 자본이었기에 어쩔 수 없는 아쉬움도 만져졌지요.  
  
7월부터는 독립서점에 문을 두드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회신이 좀처럼 오지 않더군요.  
수월하리라 속단하면, 삶은 꼭 겸손을 가르칩니다.  
지난주부터는 조금씩 책이 서가에 놓이고 있습니다.  
다행인 일입니다.  
  
다만 놓이는 것과 팔리는 것은 다른 일이지요.  
작가도 출판사도 무명이니까요.  
그래서 저는 요즘 자꾸만 서점으로 힘겹에 출타한 책들이 도로 상자에 담겨 제게 돌아오는 상상을 합니다.  
그런 상상들 사이에서 저는 다시 이메일을 씁니다.  
오늘도 조심스럽게.  
이 책들이 부디 돌아오지 않기를 바라면서요.

*from 포니포스트*